[내가 편의점 매출에 이바지하는 내용]

1. 야간 근무 중 배고프면 뭐 하나씩 사먹음.

2. 알바 중 남자가 나뿐이라 궂은일 내가 다함. (I.e. 음식물 쓰레기, 청소, 공병 정리, 소주병, 맥주병 진열 ...)

3. 가끔 거스름돈을 잘 못주는데 덜 주는 경우가 많음. (시재 점검 하면 돈이 조금씩 남음.)

4. 교통카드 충전, 택배 발송을 내가 근무 편의점에서 함. (사장 입장에서 이게 엄천난 이득.)

5. 이정도만 해도 편의점 고정매출에 도움 주는 듯. (알바가 매주 많이 사먹어주니 사장입장에서는 심리적 안정감 느낄 수 있음.)

 [편의점 알바구할 때 주의]
 (이런 편의점은 피해라)

1. 야외 파라솔 3개 이상인 곳
2. 독서실, 학교, 원룸 밀집한 곳
3. 진열대 3개 이상, 물건 많은 곳
4. 이외 튀김음식, 커피 파는 편의점
5. 편의점 크기 자체가 큰 곳(12평 이상이면 큰 편에 속함)
6. 최저임금도 안 주는 편의점(1년 이상 계약 시 첫 3개월은 최저임금의 90% 지급 가능하지만 계약 없이 점장 마음대로 최저임금의 90% 지급하는 곳도 종종 있다. 과감히 신고하고 보상받아라.)
7. 사장이 악덕인 편의점 (이건 어느 직장에서나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8. 모든 일 다시키는 곳..(편의점 알바라고 해서 바코드 찍는게 전부가 아니다.. *카운터 결제, 인수인계, 시재점검, 분리수거, 쓰레기버리기,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청소, 진열대 재정렬, 상품 수령 및 진열, 담배 재고점검, 담배 진열..등등 할일이 무수히 많아서 대부분 점장들이 알바들에게 위 일들을 배분시킨다. 그런데 점장1 +알바1 두명체제이면 알바가 죽어나갈 수도 있다...  위에 일 중 계산, 음식물쓰레기, 청소, 담배시재만 해도 정말 힘들다... 힘든일을 계속하다가 현금시재를 맞추고 일치하지 않으면 본인 돈도 나가는 극악의 상황이 발생하니... 너무 힘들어 보이는 편의점이면 가급적 피하자. 힘든 편의점인지 아닌지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시간대 편의점 알바한테 물어보자.) 

 그래도 확실히 좋은 점은 사람이 없으면 앉아서 개인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알바와 비교해서 최고인 것 같다.

[편의점 진상 손님 2탄]
 1. 빨대충
 - 어린 아이들이나 여학생들이 우유에 빨대 꽂아 먹는 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데 아재나 아지매들이 와가지고 우유사서 빨대 달라는 거는 살짝 빡침. 그런데 이런 아재, 아지매들이 상당수 있다는거.. 여학생들에게 음료랑 빨대는 거의 셋트메뉴 수준..여학생들은 100% 빨대 달라고 함. 이유는 잘 모르겠음 걍 목 젖혀서 먹는거 귀찮아서 그러는 것 같음. 빨대 달라고 하는게 더 미안하고 귀찮지 않을까. 환경파괴의 주범자들이다. 맨날 우유 사가면서 맨날 빨대 달라고 할 바에 개인용 플라스틱 빨대를 한 개 사가지고 다니겠다;;. 초등학교 중학교 급식이로 우유 제공됐을 시절에는 빨대 없이 잘만 흡입하셨으면서...(당연히 빨대가 필요한 아이스커피 같은 경우에는 이해한다.) 점장한테 소비자가 빨대 가져갈 수 있게 빨대통 하다 만드는 건 어떻냐 하니까 아재, 아지매들이 다 가져가 버린다고.. 이맛헬 인정합니다.

 2. 비닐봉지충
 -  물건들기 어려운 과자같은거나 물건을 다량으로 구매해서 봉지가 필요한 경우는 인정합니다. 그리고 봉지를 바로 챙겨줍니다. 그런데 음료 하나 사면서, 초콜릿 하나 사면서, 작은 우유 하나 사면서 비닐봉지 달라는건 진짜 이해 안된다. 또 개인가방 여유 넉넉히 있으면서 비닐봉지 또 달라는 사람들 이들이 진정한 환경파괴의 주범이다. 편의점, 대형마트도 비닐봉지에 가격을 매겨서 판매해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도 개인봉지를 챙길테고, 판매자 측에서도 불편함을 덜거나 이익을 낼 수 있다. 군대 PX도 비닐봉지 50원씩 받았었는데 잘만 사가드라.

3. 영수증충
 - 그냥 뭐만 사면 영수증 달라고 한다. 이상한 건 아닌데 귀찮다. 그런데 간혹 영수증 보고 이거 너무 비싸다고 환불해달라는 사람 있는데 진짜 화가 안날 수가 없다.

4. 종이컵충
 - 대부분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는 무료로 제공하더라도, 종이컵은 대부분 판매한다. 그런데 소주, 막걸리, 맥주를 사서 파라솔에서 마시려는 아저씨들이 있다. ( 지금까지 학생, 여자들이 맥주, 술 마실거라면서  종이컵을 무료로 달라는 사람은 본 적 없다.) 종이컵도 같이 사면 될 것을 무조건 종이컵 50원 짜리든 100원 짜리든 공짜로 달라는 아재들이 많다. 술값으로 만원 가까이 결제하면서 50원이 그렇게 아까울까... 진짜 점장도 딱 규칙을 마련해두면 좋으련만... 어떻게 보면 한국에 공짜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아닐까. 식당에서 물, 반찬 무료... 공중화장실 무료... 환승..등등 유럽, 미국에서는 모두 유료던데..암튼 그렇다.

5. 공병충
- 이것 역시 아재들이 문제인데, 대부분 편의점에서 공병 매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병 종류에 따라 50원, 70원, 100원씩 나누어지는데 아재들에게는 규칙이고 구분이란 없다. 본인이 가져온 공병은 무조건 100원이다. 알바도 모르게 점장이랑 같이 계약을 해놓은 상태라는 아재도 있다. 종이컵 사는 돈 50원은 그렇게 아까우면서 공병매입은 확실하다. 언젠가 종이컵을 훔쳐간 아재가  공병을 가져왔길래 돈을 안줬다. 내가 종이컵 훔쳐간 금액이 더 크다고 하니까, 나에게 쌍욕을 하고 사장을 데리고 와보라고 하더라. 그렇다. 그 아재는 본인이 대한민국 대빵인줄 알고 한평생을 산 것 같다. 결과는 그 다음부터 그 아재가 오면 모든 물건 판매금지다ㅋㅋㅋ. 그 아재는 영업방해죄로 고소 안 당한 걸로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한국의 미친 아재가 그런 것을 생각할 줄 안다면 미친 아재가 되었을까. 대한민국에 미친 아재  vs 슈퍼아줌마들 싸우면 싸움구경 볼만 할 것 같다. 

4. 수표충
 - 잔돈 없다니까 소비자(본인)는 수표밖에 없다고 계산 좀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엄청 많지는 않은데 1~2주에 한번씩 나타난다. 결국 끝까지 안된다고 하면 모든 물건 카운터에 올려 놓고 줄행랑이다. 참말로 극도로 뛰어난 시민의식이다. 

5. 짤짤이충 / 동전충
 - 모든 물건을 동전으로만 산다. 지금까지 만난 최고의 손님은 3만원 어치를 카운터에 올려 놓고 50원, 100원, 500원 짜리 섞어서 3만원이라고 하고 계산해달라는 사람이었다. 이상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알바 입장에서 ㄹㅇ개빡친다.ㅋㅋㅋ나는 그냥 안세어보고 결제해주기는 한다. 그정도로 가져왔으면 본인도 금액을 잘 알 것이고, 그거 셀 시간에 다른 일 하는게 훨씬 낫다.. 시재금액이 안 맞아도 동전 몇개 채우면 될 일이다. 알바입장에서 진짜 동전으로만 계산하는건 극혐이다. 오만원충, 수표충도 마찬가지로 극혐이다.

6. 환전충
- 편의점이 은행이라고 착각하는 아재, 아지매들. 동전을 한 봉지 가져와서 지폐로 바꿔 달란다. 바꿔달라고 말 하기도 전에 카운터에 쏟아 붓고 바꿔달란다. '은행이 아니다'라고 하면 이미 쏟은 동전들은 어떻게 할거냐고 사장, 알바한테 뭐라한다. It is called none of my business. 진짜 암유발하는 사람들 많다. 가끔 보면 재밌기도 한데 너무 자주 보면 토 나온다.
 
7. 결정장애 혹은 쇼핑충
 - 엄청나게 토 나오는건 아닌데 과정, 결과 모두가 짜증난다. 편의점 입장하고 나서부터 몇십분 진열대를 순회한다. (배회일지도.. ) 하여튼 그렇게 몇십분 돌면서 진열된 물건들을 모두 흐트러진 상태로 재배치한다. 20분 이상 관찰 후 결국 계산하는 건 컵라면 한개 혹은 음료수 한개인 경우가 많다. 내가 다 허무하다.

 편의점 알바 월요일

 사장님께서 월요일에는 재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각오하라고 했는데 월요일날  진짜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많이 와서 깜짝 놀람과 동시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월요일 야간에 기본 편의점 상자 크기(컵라면 20개 들어있는 상자 크기)로 10개 + 상자에 들어갈 수 없는 대형 음료수(1.5 l or 2l)  10 묶음이 왔다. 그리고 두 시간 이후에는 삼각김밥, 샌드위치, 편의점 도시락 각 한 상자씩 왔다. 총 23상자를 혼자서 수량 파악 및 진열한 셈이다. 진짜 '죽을 뻔 했다.'라는 표현이 어색한 기색이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
 열심히 파악하고 진열한 덕에 몸이 극도로 지친 상태여서 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데 마실만한 음료도 없었다. 그리고 적당히 먹을만한 편의점 폐기 음식도 없었다. 그렇게 9시간 동안 굶고 열심히 일했다. 그 보상은 58,230원. 그것도 교통비용을 제외하면 약 55,000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기도 어려운 세상이라는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실감한다.

 [ 미친 아재만 가득한 건 아니다. ]

 나라가 아무리 작고 좁아도 나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알바를 하면서 백수 아저씨들도 많이 만나는데, 격려와 덕담을 아끼지 않는 분들도 있다. 매일 같이 같은 시간에 막걸리, 소주 하나씩 현금 결제하시는 할아버지가 계시는데 직업은 경비다. 이 분은 술을 마시지만 절주한다. 그리고 나에게 "학생인데 열심히 산다. 응원하겠다." 이런 식으로 짧지만 서로 기분 좋은 한 마디씩 한다. 나도 힘들지만 무얼 하든지 무엇 하나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또 다른 할아버지는 무직이지만 자급자족 농부다. 정말 흰머리만 난 할아버지인데 이 분도 마찬가지로 매일 같은 시간에 와서 컵라면이랑 소주를 마신다. 본인은 감자 농사를 하는데 수확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수확할 때에 희열을 느낄 수 감사하다고 한다. 수확한 감자를 친지•친척들에게 나누면 수확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의 하루 일과를 나에게 브리핑한다. 어떤 사람들은 '낯선 사람이 이상한 소리하네. 쓸데없는 소리하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 나이 때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조금이라도 파악할 수 있었던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이 본인이 먹은 음식들은 꼭 청소를 확실히 하고 간다. 처음 부터 망나니처럼 동전 던지고, 반말하는 인간들의 식후자리는 안 봐도 비디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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