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룸메이트


  지금까지 외국인 룸메이트 몇 명과 방을 같이 쓴 학기가 있다. 항상 좋았다라고 말을 못하겠다. 맨 처음 나의 생각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같은 사람이고 국적만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깨졌다. 각자 자신이 살아온 문화,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국가마다 어떤 특정한 성격과 행동이 존재하는 것 같다. 마치 한국인이 밥을 먹을 때 김치를 자주 먹는다거나 가장 어른이 숟가락을 들기 전 까지는 기다린다거나 말이다. 지금까지 같이 방을 공유한 룸메이트는 미국인, 중국인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싫었다. 미국인과 중국인 특징은 말이 너무 많고 시끄럽다. 세상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속담 같은 것이 있지 않은가. "비행기 안에서 큰 소리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그 언어는 영어 아니면 중국어일 것이라고". 틀린 말이라고 부정하지 않겠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미국인 룸메이트는 정말 어떤 부분에서 최악이었다. 말도 너무 많고, 청소를 단 한 번도 안 했다. 너는 왜 방 청소를 안 하냐, 하라고 몇 번 말을 해도 자신은 자기 자리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할 때 방 전체를 하는 것이 어떠겠냐. 다 같이 매주 돌아가면서 하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좋게 말해도 자기 맘대로였다. 매우 이기적이었다. 결국엔 청소 한 번을 안 했다. 개인적으로 청결을 항상 중요시 여기고 조금은 예민한 성격을 가진 나는 미국에서 온 친구와 룸메이트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사실 위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고 있어도 방에서 전화를 받는다거나 정말 기본 매너가 부족했지만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는 것이 더 보기 싫었다. 그렇다고 싫었던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영어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나에게는 영어가 조금은 편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영어를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는 영어가 편하게 들리기 시작했고 어려움이 없었다.

 

  중국인 룸메이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빨래도 잘 안하고, 누가 자고 있어도 방 안에서 전화 받고, 방문을 잘 닫지 않고 방 안에서 냄새나는 중국 음식 먹고 그런게 너무 싫었다. 미국, 중국에서 온 애들 공통적으로 학기 끝날 때 까지 이불을 단 한 번도 세탁하지 않았고 집이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것 같아 보였다. (이유는 무언가를 먹을 때 혹은 어디 단체로 놀러갈 때 재정적으로 부족한 모습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구매력이 있었다.) 결국 나는 기숙생활관 (기숙사)에서 나오기를 결심했다. 결국 이런 학생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학생들이 아닌 학생들만 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나의 룸메이트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위험부담을 안고 싶지 않았다. 그냥 편하게 1인실을 살거나 2인실을 아는 사람과 신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생각이다.


 P.S 아마 한국에서 평생 자란 나이기 때문에 위 룸메이트들과 사는 것이 어려웠던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만약 그들과 같이 미국이나 중국에서 태어났더라면 그게 아니더라도 미국 문화와 중국 문화를 완벽히 흡수할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더라면 그들의 행동이 싫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은 아닐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미국에서는 개인주의가 엄청 강한 것 같다. 누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어도 낯선 사람에게 말 걸고, 길거리에서도 모르는 사람에게 말 걸고 (한국에서 평생 산 필자)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화인 것 같다. (결론 = 문화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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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문화의 차이

한국인이라면 어릴적 부터 간접적으로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한국인이 그런 것은 아니고 수도권에 살거나, 평소에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그런다면 좋든 싫든 미디어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사회를 배운다면 한중일 관계나 해외의 사회 문제를 배울 수 있다.) 필자는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화 중 적응하기 어려운 문화가 조금 있었다. 그것은 계급문화였다. 계급문화라고 하면 군대 혹은 기업 조직에나 있는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니었다. 한국은 어디에서나 계급 나누기를 한다. 군대에서는 실제 계급, 기업 조직에서도 실제 직급, 학교에서는 학년 혹은 나이, 봉사단체에서도 학벌 혹은 나이 등등 항상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계급에 맞는 행동을 해야 했다.

 필자가 만약 기업인이라면 기업의 일원으로서 기업 문화를 따르는 것이 백번 맞다. 하지만 순수히 공부를 하고 봉사를 하려는 입장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끔은 "어려서 모른다." 라는 무시를 받거나, 막내라는 이유로 뒷정리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조금 어려웠다. 분명 같은 사람이고 나이차도 많이 나지 않는데 (그들에게는 장난이고 사소하겠지만) 이런 무시를 받고 나의 책임 보다 더 많은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껏 묵묵히 막내역할을 해온 입장에서 필자 보다 어린 동생들을 보면 평등한 위치에서 바라보고 친구같이 대해준다. 단순히 몇살 어린것으로 계급을 나누는 것이 미개하다고 생각했다. 주위 많은 국가(카스트제도 국가 제외)의 문화를 찾아보니 나이 한 두살로 존댓말을 쓰고 예의를 갖추는 문화는 한국말고 없는 것 같았다. (가까운 일본도 선후배 문화가 있지만 학년과 학과로 선후배를 구분하지  한 두살 나이차로 선후배를 구분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한국의 이런 문화가 정말 싫었다. 그리고 이런 문화가 없는 다른 문화 (특히 서양권 문화)가 더 좋다는 문화사대주의사상을 갖게 됐었다.
 
 필자는 좋은 기회로 미국에 갈 수 있었다. 미국에서 미국인들과 몇달 살아보고 한국에서도 미국인 및 이민자들과도 살아봤다. 좁혀지지 않는 문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사람들은 한국인과 다르게 모르는 사람이어도 마치 이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 처럼 공공장소에서도 말을 걸고 대화를 하고 한다. (모든 사람이 이런 것은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자신에게 말 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에게도 이런 경우가 많았는데 나도 썩 좋진 않았다. 이유는 나는 혼자 있어도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누군가 방해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쓰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서양권 사람들은 남의 신경을 거의 안 쓴다. 의복, 옷차림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자라왔다면 최소한 눈치라는 것도 생기고 누군가 자고 있다면 밖에 나가서 전화 받고 조용히할 것을 기대할 수 있는데, 서양권 친구들은 노크도 없이 방에 들어와서 부엌, 휴게실을 놔두고도 방에서 피자를 먹고 치우지 않는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모두 신경을 안 쓴다는 점에서 충격이었다. 같은 방 사람 중 나만 예민하게 구는 것인지 다른 외국인들은 정말 신경을 안썼다. (방에서 냄새도 나고 시끄럽고, 방이 더러워 질텐데 어떻게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같이 살게 되면서 너무 많은 문화충격을 받았다. 방에서 청소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서로 돌아가면서 규칙적으로 청소를 하자고 제안하니 자신은 자기 책상이랑 바닥이 더러우면 자기가 알아서 치운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방이라도 깨끗이 쓰면 정말 다행이다. 근데 그것도 아닌데 청소도 안한다. 속으로는 엄청 욕했다. 무슨 이런 인간이 다 있냐면서.) 자기 책상만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더럽게 쓰면 방 전체가 더러워지니까 하는 제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로서는 정말 이해하기 어러웠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이런 생각인지 아닌지는 엄청 많은 외국인들과 살아본 것이 아니어서 정확히는 모르겠다만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같이 살아본 대부분의 외국인들의 생각이 이러했다.

 돌아가서 외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말고 직접적으로 한번 강렬하게 겪고 나니, 문화 사대주의는 온데 간데 없이 싹 사라지고 안 좋은 부분만 보이기 시작했었다. 한국의 계급 문화가 안 좋지만 어떻게 보면 막내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변의 평가도 달라지고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호의와 태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잘 참는다면 오히려 자신이 한 만큼 미래에 도움으로 돌려 받을 수 있는 좋은 문화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미개한 악습과 무시, 비난은 사라져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문화라고는 없는 것 같다. 한국과 서양권 문화가 조금씩 섞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문화 사대주의 의식을 갖기 전에 직접 그 나라에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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