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편의점 평일 야간 23:30 ~ 09:00


 오늘부로 근무 3일차 이다. 솔직히 편의점 평일 야간 알바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개인시간이 보장된다.' 라는 점이다. 나는 학업도 용돈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독서실/고시원 총무' 알바이고, 두번째가 '학원 강사' 알바이다. 이 두가지를 모두 찾아보았는데, 독서실/고시원 총무 자리는 집 근처에서 찾기 어려웠다. 이유는 가까운 독서실에서는 이미 근무자가 장기적으로 고시공부와 총무일을 병행하고 있고, 서울권은 꽤 멀기 때문. 두번째로 학원 강사는 일자리를 구했다. 조그만 고등영어보습학원에서 시간제 영어강사 포지션에 지원해서 합격했다. 시급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근무시간이라든지, 근무환경이 너무 헬이었다. 주 5일, 50분 강의 하루 5번. 퇴근시간 미정 탄력근무제. 즉 학원장의 노예로 되는 길이었다. 또한 작은학원 강사 알바 후기를 검색해보니 선임강사가 본인 강의시간을 떠넘기고 수업 이후에도 계속 남아서 전화업무, 문서작성업무를 계속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사실 편의점 야간 알바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여러 후기를 보고 찾아보니 편의점 야간에 알바를 하면 임금도 족히 지급받을 수 있고, 평일 야간에는 사람도 많이 없어 개인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현재 편의점 야간 평일 3일차인데 하는 일은 매일 똑같다. 거의 군대식 일과랑 비슷한 것 같다. 
 23: 30 - 출근 / 인수인계, 시재점검
 24: 00 ~ 02:00  - 청구 상품 확인 및 진열
 02: 00 ~ 07:30 편의점 당직 대기
 07: 30 ~ 08:00 마무리 청소
 08: 00 ~ 08:45 출근/등교 손님 받기
 08: 50 ~ 09:00 인수인계, 교대, 퇴근

 거의 항상 이런식으로 진행된다. 크게 변수는 없다. 대부분 사람들이 모든 편의점 알바는 꿀이라고 생각하는데 답은 아니다.
 모든 편의점 알바는 꿀이다? No
 편의점 매장 규모가 10평 이상이면 솔직히 쉽지 않다. 그만큼 상품도 진열대도 많고, 청구 상품 받을 것도 많기 때문이다. 청소할 범위도 크고.


 이런 편의점은 피하는게 좋다.
 1. 테라스가 2개 이상.
 2. 편의점 매장 규모가 11평 초과.
 3. 오피스텔 주변, 학교 앞 편의점.
 필자도 사실 편의점 알바 3일차라 잘 모르지만 현재 근무하는 편의점은 테라스도 없고, 일반 허름한 동네라서 야간에 유동인구가 적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주변이라 등교시간 08:00 ~ 부터는 등교 학생들,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오간다. 오전에 편의점에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아침끼니를 대체할 수 있는 우유, 빵을 사가고 교통카드충전하는 인원이 대부분이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커피, 담배, 교통카드충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편의점하면서 어려운 점이라면 매장 규모가 14평 정도 되고 진열대도 3개나 있어서 야간에 들어오는 청구 상품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변에 인력소시장, 학교가 즐비해 있어서 05시에는 인력소로 출근하는 아저씨들 막걸리 계산하고 술주정 받는게 괴롭고, 08시에는 많은 학생들이 교통카드충전 하는게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평일야간이라서 다음 교대근무자가 사장이라서 사장이 꼼꼼히 점검하는 탓에 퇴근시간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 3일차인데 아직까지 09시 전에 집에 가본 적이 없다..ㅋㅋ 1일차에는 근로계약서 작성하고, 2일차에는 면접 한 번 더하고 09:30 ~ 10:00에 퇴근했었다. 오늘이 이번 주 마지막 근무 날인데 오늘은 제발 09시 전에 집에 갔으면 좋겠다. 09시 전에 집에 가기 위해서는 청소, 진열, 인수인계 사항이 완벽해야 하는데 솔직히 사장마음을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아니다. 솔직히 어떤 알바생이 똑같은 최저임금 받으면서 피나도록 열심히 할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르바이트가 생업이면 모를까) 
 이상 편의점 평일 야간 알바 3일차 후기다.

GS 스누피 초코우유
 
서울우유 초코우유 보다 훨씬 달다. 정말 갈색 설탕물 같은 느낌이다. 너무 달다. 가져다 버리자.


 [실화 - 편의점 알바가 웃은 썰]
 
 야간 알바 도중 진짜 엄청나게 웃은 썰이 생겼다. 
 평일 새벽 5시 매일 오는 노가다 뛰시는 아저씨들이 있다. 대부분 기혼이신 것 같다. 
 그 중 한 아재가 오늘 조금은 안 좋은 표정으로 담배랑 커피를 사갔다. 그리고 나서 편의점 테라스에 앉아서 담배 피고 있는데 어떤 한 아지매가 와서 그 아재한테 뜬금없이 쌍욕, 부모욕과 함께 "니가 나한테 해준게 뭔데? 니가 뭔데 내 앞길을 막아!" 라고 했다. 아재는 계속 "알았으니까 가.. 알았다고 헤어지자. 꺼져라." 이런 식으로 대응함. 아지매는 계속해서 진짜 끝도 없이 계속 울면서 "개xx야 니가 뭐냐고! 니가 뭔데 내 직업을 막아! 니가 뭔데 내가 일을 못하게 하냐고! 이 xx야!"(xx은 입에도 담기도 무서운 욕임. ) 아재는 "알겠으니까...가줘라..꺼져..나는 너가 그 일 하는게 아니라고 본다..나를 만나면서 그러냐" 이런식으로 얘기하는 걸 계속 듣다보니까 아지매 직업이 매춘부라는 사실을 알게 됨. 기혼 매춘부의 남자친구가 아재였고, 기혼 아재의 여자친구가 매춘부 아지매였음. 아재는 여자친구가 매춘하는게 싫어서 아지매 직장에 찾아가 그만두겠다고 한거고, 아지매는 남자친구가 해준 것도 없으면서 자기 밥벌이를 말아먹었다고 이제 어떡할거냐고 난리치는 상황이었음. 결국에 아지매는 아재를 몇대 때리고 그랬는데 아재는 도망가고 무시함. 

 요약
 1. 매춘부 아지매랑 막노동러 아재랑 둘다 바람난 사이인데 싸움.(둘다 기혼)
 2. 싸운 이유는 막노동러 아재는 여자친구(매춘부 아지매)가 사창가에서 일하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아재가 아지매 사무실 가서 그만두겠다고 함.
 3. 매춘부 아지매는 막노동러 아재가 본인한테 해준 것도 없으면서 자기 직장을 잃게 했다고 빡쳐서 아재 때리고 쌍욕함.
 4. 헤어짐.
 5. 둘다 개노답


 [편의점 알바가 감동 받은 썰]

 평일 야간 알바 시간 막바지 08시 쯔음에는 편의점이 직장인들, 학생들로 붐빈다. 직장인들 대부분은 커피와 담배를 사가고, 학생들은 삼각김밥과 우유 제품을 고른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던 도중 실수로 손님이 가져온 커피얼음컵을 떨어뜨렸다. 나의 실수였고, 내가 매꿔야할 구멍이었다. 그런데 손님이 알바비 얼마나 되냐면서 일부러 두개를 더 골라와서 계산해주시고 다시 냉장고에 넣으셨다. 나는 그에게 안그러셔도 된다고 신신당부했지만, 오히려 화를 내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며 일렀다. 
 나는 정말 그가 고의적으로 계산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고작 얼음컵 500원이면 구매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서 500원 보다 더 큰 사랑과 감동을 느꼈다. 나의 미숙함을 분개와 짜증으로 답하지 않고, 자비와 사랑으로 대했다는 점은 본 받아야 한다. 그의 수입 중 500원은 한 없이 작은 금액일 지 몰라도, 나의 수입의 500원은 작지 않을거라는 따뜻한 배려와 관심도 잊지 않겠다.

편의점 알바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점.

전국의 몇몇 편의점 알바생들은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일하고 있을 것이고, 전국 대부분 편의점 알바생들은 주휴수당을 못 받고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알바를 그만둘 때 제대로 받지 못한 수당에 대해서 노동부에 민원신고를 하거나, 점장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제대로 된 수당을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이 중 절반이 제대로 된 수당을 받기 어렵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에는 아직까지도 못 되먹은 악덕업주들이 널리고 널렸기 때문이다. 결국에 편의점 알바를 고용하는 이유는 대기업과 계약을 했을 때 가맹비를 할인해준다는 이유로 24시간 편의점으로 가맹 계약을 맺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 사람에서 24/7 근무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체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것이다. 본인이 힘들어서 본인 사업을 위해 일해 줄 사람을 고용한 것인데 처우, 보상은 법적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업주들은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니(알바)가 열심히 안해서 매출이 낮아졌는데 최저임금을 요구하는게 말이 되냐. / 그러면 공무원을 해라. 편하게 일하면서 수당을 바라냐. / 너가 다니는 학교에 모조리 소문을 퍼뜨리겠다."
 이런 논리를 주장하는 악덕업주들은 당연히 무시하고 노동부 사이트에 접속하여 임금체불 민원 신고를 하면 약 14일 내로 연락이 온다. 그리고 경위서, 3자대면 이후 노동기록, 임금체불이 증명되면 그 이후 14일 이내에 업주에게 알바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드문 경우이고 요즘은 편의점, PC방, 노래방 임금체불이 즐비한 근무지 사장들은 알바생들이 먹은 유통기한 지난 식품을 빌미로 수당을 요구하는 알바생들을 협박한다. 실례로, 알바생이 최저임금을 요구하자 편의점 사장은 유통기한 지난 식품(이하  폐기)을 먹고 있는 CCTV 자료 확보했으니 나도 역고소 할거다. 임금체불로 신고 한 번 해봐라." 이런 식이다. 이런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편의점 알바생들이 열심히 노력해 받을 수 있는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서는 유통기한 지난 식품을 먹지 않든지, 점주에게 먹어도 되냐고 묻고 먹어도 된다는 확답을 음성이든, 문자이든 증가를 확보해야 한다. 똑똑한 알바가 되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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