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ㅋ굳

2017.10.24 Tuesday.


우왕ㅋ굳.


편의점 새벽에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취한 70~8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와서 술 좀 가져오라길래, 

"할머니 편의점은 셀프서비스입니다. 술 종류도 워낙 많아서 본인이 직접 가져오셔야 해요." 라고 했다.


근데 가져오면 7,000원 팁으로 주겠다고 할머니가 그랬다. (술을 10,000원으로 계산하고 거스름돈은 나 가지란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어떤 걸로 가져올까요?" 라고 되물었다.


나도 학생이고 돈이 궁해서,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고되게 야간에 알바를 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그 할머니가 가시고 나를 되돌아 볼 때..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 존재인지 깨닫게 됐다.


맨처음에 오자마자 그냥 가져오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처음에 할머니한테 말했듯이 똑같이 말한다. 그리고 위 모범답안 또한 편의점 본사에서 진상 대처를 위해 실시하는 교육 내용이기도 하고..


근데 나는 할머니가 준다는 7,000원에 혹해서 나의 서비스를 팔았다..


뭐 할머니한테 술 가져다주고 계산해서 팁 받은게 이게 나쁜 것은 아닌데(왜냐하면 서로가 원하는 것을 거래한 것이기 때문), 정말 나중에 돈으로 살 수 없는 사건이 내 앞에 놓일 때 돈을 선택할까봐 두려웠다. 


사실 그냥 잘 구분하면 될듯.. 이번 사건은 그냥 기분 좋은 건수로 기분 좋게 생각하면 좋을 듯... 


...그 할머니 자주 왔으면 좋겠다.. 나도 알바 짧고 굵게 하고 빠르게 그만두게ㅋㅋㅋ

편의점 야간하는데 그때 그 할망구 또 왔다.


저번에는 팁으로 5천원 그냥 주고 갔는데 오늘은 3천원 줬다.


ㅋㅋ알바하는 나에게는 한날의 재미이고 나름 쏠쏠하다.


약 10일 간격으로 오는 듯 하다.


안주 없이 소주만 3~4병 이렇게 사가는데 진짜 욜로라이프 제대로 즐기나 보다. 소주에 연금을 들이붙는 할망구 리스펙한다.


이제 알바 마지막 날 까지 2주 남았다. 조금만 더 버티면 그만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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