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3 멋진 고등학생


오랜만에 일기를 쓰는 것 같다. 오늘도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교육봉사하러 가는 날이다. 이전에 가르치던 학생은 공부와 적성이 안 맞는 것인지 그만두었다. 어린 나이에 중학교 수준 공부도 못 따라오면 큰일인데 아르바이트한다고 연락도 안되고 공부하러 센터에 안 온다. 알아서 잘 살 것이라고 믿는다.

이전 학생은 사라지고 오늘부터 새로운 학생을 받게 되었는데 이 학생도 다른 학생들과 같이 목표가 나름 뚜렸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요즘 고등학생 친구들 대부분 목표가 제법 뚜렷하고 계획성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17~19살 나이에 23살 때 까지의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보통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은 새로운 학생을 처음 보고 수업을 시작하는 것이어서 많은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단순한 내용을 다루었고,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기 위해서 가장 쉬운 부분만 슬쩍 봤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열심히하고 잘 따라오는 것이 보여서 뿌듯했다. 그 친구는 얼마나 오래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하는만큼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계획이 뚜렷한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나도 모르게 가졌다. 나도 나름 고등학생 때 계획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당장 내일 무엇을 할지도 잘 모르겠다. 학교를 다니면서 계속해서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 누군가는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전혀 아니다. 멋진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나도 오늘 자극을 받고 열심히 살 것이라고 매일 하는 다짐을 다시 한번 굳게 했다. 세상 사람 누구든지 배울 점이 많다. 이 친구들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

'그냥 Just because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택과 집중 II  (0) 2018.11.24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0) 2018.11.20
기숙사 룸메이트가 중요한 이유  (0) 2018.11.05
기숙사에서 살기 싫은 이유  (0) 2018.11.05
What I hate about college dormitory life  (0) 2018.11.05

교육봉사 방학하기 마지막날


교육봉사 후기 -  교육봉사 방학 전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인 만큼 수업을 더 하고 싶었지만,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수업 듣는 것은 고문과 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수업 대신 지금까지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종이에 적어서 제출하는 것으로 마지막 수업을 마무리했다. 피드백을 적으라고 했을 때 빨리 적은 사람에게 다과를 제공하겠다고 하니, 다들 열심히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인간은 무엇을 할 때 동기부여가 필수요소인 것 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지금까지 수업 내용, 수업 방식, 커리큘럼, 시설, 숙제 등등 많은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자유롭게 적어나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예상과 다르게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았을 것 같은 학생도 피드백은 열힘히 적고 있었다. 눈 앞에 놓인 다과를 놓치기 싫어서 인지, 진심이 담긴 내용을 적느라 열심히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예상을 깬 모습만큼은 분명했다.

좋았던 점과 개선이 필요한 점을 적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좋았던 점 보다는 개선이 필요한 점의 내용이 더 많았다. 좋았던 점도 공통된 점이 많았고, 개선이 필요한 점도 공통된 점이 많았다. 아이들은 드러나지는 않아도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리고 많은 대화를 나누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많은 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이후에 어떤 삶을 살게될 지, 어떤 곳에서 성장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들도 학습을 하고 나도 학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어떤 학생을 가르치게 될지 모르겠지만 또 좋은 경험을 하기를 소망한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은 사실 공부에 흥미도 없고,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대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갖고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들은 공부하는 것 보다 그림을 그리고, 빨리 돈을 벌고 싶다고 했다. 같은 나이 또래 친구들에 비해 빨리 철이 든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어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가르친 것이 간단한 수업이고, 그들은 수업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이상.


'그냥 Just because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으름을 이겨내는 힘  (0) 2018.09.29
공부를 하다보면  (0) 2018.09.29
자신의 형편을 알아보는 방법  (0) 2018.06.27
세상에는 부자가 많다  (0) 2018.06.27
자아성찰 하는 글 part1  (0) 2018.06.23

교육 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


현재 중소 도시 청소년 센터 같은 곳에서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 대상은 대부분 중학교, 고등학교 내에서 부적응자, 왕따, 자퇴생들이다.

비행 청소년들도 있고 (아마 진짜 비행 청소년들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진짜' 비행 청소년들이라면 애초에 청소년 센터에 와서 검정고시, 수능을 준비하려는 의지도 없을 것이다.), 가정 환경이 어려워서, 성격 요인 같은 것 때문에 오는 어린 학생들도 많다. 그런 학생들을 약 3개월 동안 가르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지금 내가 가르치는 것은 검정고시 영어, 수학 과목이다. (솔직히 언제까지 이 봉사활동을 하게될지 모르겠다.)

첫번째로 느낀 점은 대부분 학생들이 경제적인 형편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청소년 센터에 와서 무상으로 학교 밖 교육을 받는 다는 것 자체가 여유로운 가정에서 할만한 선택은 아니다. 필자 역시 어릴 적에 동사무소, 시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거의 없다. 공부를 한다고 해도 학원에 가서 배웠다. 지금 가르치는 몇 명 학생 중 한 그룹은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시는데, 자동차 수리 자영업을 하시고, 어머니는 집에서 주부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 부모의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그렇게 놀라지도 않았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자퇴생이고, 자퇴 이유는 검정고시 이후에 기술을 배워서 아버지 자영업 사업을 물려 받기 위함이라고 했다. 수저는 물려 받는 것이 분명해졌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적절한 환경과 시야를 넓히기 위한 정보와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자식들도 부모가 보는 것 보다 좁거나, 부모가 보고 있는 만큼 밖에 못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갈망이나,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하는 의지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덜한 것은 확실하다. 이유는 그들이 제대로 무언가를 자기 의지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흥미를 돋구거나, 무언가 제대로 교육시키려면, 그만큼에 대한 동기부여나 돌파구가 필요한데, 그들의 인생은 항상 쳇바퀴처럼 '등교 - 취침 - 하교 - 놀기 - 취침' 무한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검정고시 졸업장으로 무슨 일을 하게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현재 고등학생 나이에 그들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그들 부모가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두번째로, 청소년 교육 센터(?)에 자식을 보내는 부모들은 자식의 교육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자식이 어느 정도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싶다면 자식한테 물어볼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학교 교사에게 물어보거나 하는 게 당연하다. 혹은 자식들이 본 정규 시험 점수를 확인하면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무상 교육을 시키는 부모는 '자식의 말'에만 80% 이상 의존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센터 관리자가 아이들이 어떻다 어떻다 라고 부모에게 말하면, 부모는 항상 자기 자식들이 이럴 일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 잘못을 항상 남탓으로 돌리거나,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인용구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세번째로, 교육 센터에 와서 무상 강의에 참석하는 학생들 역시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의지가 전혀 없다. 자기가 무언가 큰 일을 해보겠다. 내가 이런 사람이 되겠다. 라는 포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100% 모든 학생들이 아무 생각 없이 강의 시간에 앉아 있다가 집에 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은 검정고시 시험과 수능을 병행하여 수능 3~4 등급만 받아서 집 주변 경영대 혹은 간호대 정도만 희망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친구들은 10% 내외 정도로 매우 적은 숫자이다. 나머지 80% 정도는 앉아 있다 가거나,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할 지 전혀 갈피도 못 잡고, 하루 하루 시간만 버리며 오늘은 어떤 것을 먹고, 몇 시에 자고, 어떤 TV 프로그램을 볼지, 어떤 친구랑 카카오톡을 할지만 생각하다가 하루를 보내는 친구들이 많다. 이유는 그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들이 스스로 생각할 생각 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고등학생 나이 정도이면, 자신이 어떤 일에 관심도 생기고,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것이라고 생각할테지만,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다. 연예 뉴스는 빠삭하지만, 한국 경제나 시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교육 봉사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공단 봉사 관리자가 공부에 흥미가 없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미리 말해주긴 했고, 그들에게 천천히, 차근 차근히 동기부여를 해주면서 시작하면 될 것이라고 미리 일러주었다. 어느 정도 인지했지만, 인격적으로도 문제가 있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굉장히 버릇 없는 학생들도 있었고, 배우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 교육 봉사를 통해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잘 되는 것을 보면 스스로 뿌듯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배우려는 의지가 전혀 없고, 따르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을 보게 될 때면 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나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심지어 교육 센터에 오는 학생들이 의무감을 가지거나, 억지로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 처럼 출석체크를 하거나, 시험 점수를 매겨 창피를 주는 일도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냥 Just becaus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육 봉사 후기  (0) 2018.06.21
요즘 학생들 학업 수준  (0) 2018.06.20
학원 강사로 있으면서 느낀 점  (0) 2018.06.20
한동대학교 교내식당 식권  (0) 2018.05.18
한동대학교 맘스키친 식권  (0) 2018.05.18

대한민국 고등교육기관 대학교 진학률 고등학교 졸업자 수의 70.1% (2017년 통계청)

나머지 29.9%는 취업을 하거나,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혹은 개인사정(질병, 여행, 워킹홀리데이, 해외 어학원 등등)으로 대학교 진학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다.


매년 70.1%가 고등학교 졸업인구에서부터 조사된 통계이기 때문에, 취업을 하고 나서 늦게 대학을 가는 인구는 평가되지 않는다. 즉 사실상 대한민국의 대학 진학률은 70.1% 보다는 더 많을 것이다.


70.1%가 대학에서 모두 잘 적응하고, 인생의 기회를 노린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가능할까?


생각이야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

2018년 현재 서울권 대학 문학계열 졸업예정자 대학생들도 중견기업 이상 취업만 되도 축하받는 분위기이다. 


고등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당장 대학을 가기 위해 필요한 공부' 보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나는 왜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에 대한 교육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중학생 때는 고등학교를 가기 위한 공부를 하고, 고등학교 때는 대부분이 대학진학만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된다.(일부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 고등학교는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과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왜 공부해야 하는지', '내가 원하던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게 되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필자가 고등학생들이 한번 쯤은 해봤으면 하는 생각은 바로 '왜 대학에 가야하고, 대학에 가서 무엇을 왜 공부하고 싶은지', 그게 아니라면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인지',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이고, 이런 생각을 스스로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했으면 하는 이유는 바로, 대학생이 되어서도 부모님이 시키는 일, 교수가 시키는 일에만 의존해서 공부하고 독립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비일비재하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왜 공부하고 있는지, 내가 학교에서 무엇을 얻어가기 위해 입학했는지, 전혀 생각치 않고 남들이 닦아 놓은 길 그대로 따라가는 경우가 50% 이상이다. (과감히 말할 수 있다.)


대학교 진학할 필요 없다. 당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만 정확히 안다면.

편의점에 자주 오는 단골 고등학생이 있다.



이제 곧 수능이다.


사실 나는 그가 고등학생 몇학년인지 모른다.


1학년일 수도 있고, 2학년일 수도 있고, 3학년일 수도 있는데


분명히 내가 그에게 바라는 것은..


수학능력평가 시험을 볼 때 긴장하지 않고 시험을 잘 쳤으면 좋겠다.


나는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


그를 1등이라도 올려주기 위해서... ㅋ

'알바저장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친 아재만 가득한 건 아니다  (0) 2017.10.14
편의점 근처 인력사무소  (0) 2017.10.14
[ 편의점 단골 고등학생 ]  (0) 2017.10.14
편의점 알바가 웃은 썰  (0) 2017.10.14
편의점 알바가 웃은 썰  (0) 2017.10.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