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접해 본 어처구니 없는 편의점 손님들.


 1. 잔액 부족카드인 줄 모르고 가지고 있는 모든 카드를 건네주는 사람.
 2. 담배 이름도 말하지 않고 그냥 담배 달라는 사람. Ex) 담배 두갑 주세요. / 어떤 담배요? / 담배 두갑이요. /...
 3. 꼬치음식 담아달라 해놓고 마지막에 안 사겠다고 하는 사람.
 4. 편의점 알바한테 듣기 싫고 쓸데 없는 인생 조언하는 아저씨들.
 5. 편의점에서 쇼핑하는 아줌마들.
 6. ATM 모른다고 0부터 10까지 다 알려달라는 아줌마들.
 7. 물건 훔쳐가는 할아버지.
 8. 이른 새벽에 인력소에서 일 끝나고 돌아와서 편의점에서 술 사고 편의점 앞에서 돗자리 깔고 술 마시는 아저씨들.
(더 짜증나는건 마시고 청소를 절대 안함. -> 치우는 건 알바의 몫...)
 9. 할인 안되는 카드 가지고 할인 되게 만들어 달라는 아줌마들.
 10. 1+1, 2+1상품으로 만들어 달라는 아줌마들.
 11. 없는 거 자꾸 찾고 만들어 달라는 아줌마들.
 하여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적응되면 다행인데, 언제나 친절을 요구하는 편의점 스태프 포지션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세상에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양하다.
12. ATM기 할줄 모르면서 계속 만지작 거리는 초등학생들, 할머니, 할아버지들
13. 물건 실컷 올려 놓고 비싸다고 안 산다고 도망치는 아저씨들
14. 물건만 주구장창 올려 놓고 계속 고르는 사람들
15. 계산 중 물건 빼달라고 해서 빼줬더니 제자리에 가져다 놓지 않는 사람들
16. 무엇을 살지 안 정하고 무작정 와서 이것 저것 다 만져보고 진열 흐트려 놓는 사람들.


필자는 편의점에 무엇을 살지 정하지 않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기에, 소비자들이 계속 물건을 만져보고 가격 비교하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을 살지 머리 속에 생각해 놓고 편의점 가서 물건을 고르고 바로 계산한다는 사고가 필자 머리 속에 박혀있었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패밀리 레스토랑 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개인 사업장이었다. 주변에는 공원, 작은 박물관이 하나 있는데 변두리에 있어서 유동인구가 적은 편도, 많은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식당을 찾아 오려면 찾아오는 수 말고 없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꿀알바 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지원했고, 당일 바로 합격했다. (아무 것도 보지 않고 바로 일하라고 하더라. 이유가 있었다.) 
 사실 말만 패밀리 레스토랑이지, 동네 할 짓 없는 아줌마들 집합소였다. 이른 오후 시간에 아줌마들이 집중적으로 오는데, 그냥 시끄럽고 정리도 하나도 안되고 음식 보다 접시, 포크를 더 많이 주문하는 상황이 다반사이다. 아무리 진상이라도 사장 입장에서는 단골이고, 곧 돈이기 때문에 처세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테이블이 30개 정도 되는데, 스테이크, 맥주를 주로 주문한다. 사실 스테이크는 돈이 안되고 맥주 500cc가 5,000원이고, 직접 내리는 아메리카노 한잔이 4,000원 이기 때문에 순이익의 절반 이상은 거의 음료에서 나온다.


 평일 일 매출은 200만원 정도였고, 주말은 400, 500만원 정도 였다. 상시 근무자는 사장 포함 평일 7명, 주말 8명이었다. 임차료, 임금, 관리비, 원재료 모두 제해도 사장 월수익은 천만원 가까이 된다. 하루 12시간 씩 일하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월 순이익이 천만원이라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권리금이 몇억 대로 도달할 가능성도 높다..., 월 천이면 웬만한 치과, 내과 의사 보다 잘 버는 것인데 말이다..) 


 매출이 많은 만큼 알바는 최저임금 받고 일하는데 죽을 맛이다. 심지어 비오는 날에는 사람이 없겠지 예상했지만, 사람이 평소 보다 더 많은 적도 있다. 사장은 배추, 깻잎 이런 채소를 직접 식당에서 키우기 때문에 원재료 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만, 그 식물관리도 결국 알바 몫이라서 죽을 맛이다. 나는 서빙 홀 알바를 3주 동안 했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이 4번 바뀌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남자들은 최소 이주일 이상은 하는데, 어떤 여자는 하루 하다가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고, 길어야 이주 였다. 대부분 일주일. 그만큼 힘들다. 진상 아줌마들 상대하는 것도 힘들고, 사장이 똑바로 하라고, 항상 웃고 다니라고 압박 주는 것도 장난 아니긴 했다. 사장 입장에서는 최소 비용 최대 효용을 누리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만, 알바가 힘들어서 그만둠으로써 매번 교육시키는 것도 곧 비용이다. 최저비용 받고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됐기에 빨리 그만두긴 했다. 역시나 이 사장도 모든 수당을 제외하고 주기래 주휴수당을 요구했고, 바로 수긍하고 주더라. 주휴수당 받기 미안하다고 연락하기 불편함 느끼는 알바생들에게.. 주휴수당은 근로자가 당연히 받아야하는 수당이니까, 주휴수당 요구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은 결국엔 본인 자신이다. 


 정말 두서 없이 막 쓴 글이긴 한데, 결론은 서빙은 이제 절대 안 한다. (그래도 자수성가 사장을 실제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 사장에게 얼마나 오래 할거냐고 하니까 딱 2년 정도만 더 하고 권리금으로 편히 쉴거라고 하더라.) 길은 많은 것 같다.

[편의점 진상 손님 2탄]
 1. 빨대충
 - 어린 아이들이나 여학생들이 우유에 빨대 꽂아 먹는 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데 아재나 아지매들이 와가지고 우유사서 빨대 달라는 거는 살짝 빡침. 그런데 이런 아재, 아지매들이 상당수 있다는거.. 여학생들에게 음료랑 빨대는 거의 셋트메뉴 수준..여학생들은 100% 빨대 달라고 함. 이유는 잘 모르겠음 걍 목 젖혀서 먹는거 귀찮아서 그러는 것 같음. 빨대 달라고 하는게 더 미안하고 귀찮지 않을까. 환경파괴의 주범자들이다. 맨날 우유 사가면서 맨날 빨대 달라고 할 바에 개인용 플라스틱 빨대를 한 개 사가지고 다니겠다;;. 초등학교 중학교 급식이로 우유 제공됐을 시절에는 빨대 없이 잘만 흡입하셨으면서...(당연히 빨대가 필요한 아이스커피 같은 경우에는 이해한다.) 점장한테 소비자가 빨대 가져갈 수 있게 빨대통 하다 만드는 건 어떻냐 하니까 아재, 아지매들이 다 가져가 버린다고.. 이맛헬 인정합니다.

 2. 비닐봉지충
 -  물건들기 어려운 과자같은거나 물건을 다량으로 구매해서 봉지가 필요한 경우는 인정합니다. 그리고 봉지를 바로 챙겨줍니다. 그런데 음료 하나 사면서, 초콜릿 하나 사면서, 작은 우유 하나 사면서 비닐봉지 달라는건 진짜 이해 안된다. 또 개인가방 여유 넉넉히 있으면서 비닐봉지 또 달라는 사람들 이들이 진정한 환경파괴의 주범이다. 편의점, 대형마트도 비닐봉지에 가격을 매겨서 판매해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도 개인봉지를 챙길테고, 판매자 측에서도 불편함을 덜거나 이익을 낼 수 있다. 군대 PX도 비닐봉지 50원씩 받았었는데 잘만 사가드라.

3. 영수증충
 - 그냥 뭐만 사면 영수증 달라고 한다. 이상한 건 아닌데 귀찮다. 그런데 간혹 영수증 보고 이거 너무 비싸다고 환불해달라는 사람 있는데 진짜 화가 안날 수가 없다.

4. 종이컵충
 - 대부분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는 무료로 제공하더라도, 종이컵은 대부분 판매한다. 그런데 소주, 막걸리, 맥주를 사서 파라솔에서 마시려는 아저씨들이 있다. ( 지금까지 학생, 여자들이 맥주, 술 마실거라면서  종이컵을 무료로 달라는 사람은 본 적 없다.) 종이컵도 같이 사면 될 것을 무조건 종이컵 50원 짜리든 100원 짜리든 공짜로 달라는 아재들이 많다. 술값으로 만원 가까이 결제하면서 50원이 그렇게 아까울까... 진짜 점장도 딱 규칙을 마련해두면 좋으련만... 어떻게 보면 한국에 공짜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아닐까. 식당에서 물, 반찬 무료... 공중화장실 무료... 환승..등등 유럽, 미국에서는 모두 유료던데..암튼 그렇다.

5. 공병충
- 이것 역시 아재들이 문제인데, 대부분 편의점에서 공병 매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병 종류에 따라 50원, 70원, 100원씩 나누어지는데 아재들에게는 규칙이고 구분이란 없다. 본인이 가져온 공병은 무조건 100원이다. 알바도 모르게 점장이랑 같이 계약을 해놓은 상태라는 아재도 있다. 종이컵 사는 돈 50원은 그렇게 아까우면서 공병매입은 확실하다. 언젠가 종이컵을 훔쳐간 아재가  공병을 가져왔길래 돈을 안줬다. 내가 종이컵 훔쳐간 금액이 더 크다고 하니까, 나에게 쌍욕을 하고 사장을 데리고 와보라고 하더라. 그렇다. 그 아재는 본인이 대한민국 대빵인줄 알고 한평생을 산 것 같다. 결과는 그 다음부터 그 아재가 오면 모든 물건 판매금지다ㅋㅋㅋ. 그 아재는 영업방해죄로 고소 안 당한 걸로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한국의 미친 아재가 그런 것을 생각할 줄 안다면 미친 아재가 되었을까. 대한민국에 미친 아재  vs 슈퍼아줌마들 싸우면 싸움구경 볼만 할 것 같다. 

4. 수표충
 - 잔돈 없다니까 소비자(본인)는 수표밖에 없다고 계산 좀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엄청 많지는 않은데 1~2주에 한번씩 나타난다. 결국 끝까지 안된다고 하면 모든 물건 카운터에 올려 놓고 줄행랑이다. 참말로 극도로 뛰어난 시민의식이다. 

5. 짤짤이충 / 동전충
 - 모든 물건을 동전으로만 산다. 지금까지 만난 최고의 손님은 3만원 어치를 카운터에 올려 놓고 50원, 100원, 500원 짜리 섞어서 3만원이라고 하고 계산해달라는 사람이었다. 이상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알바 입장에서 ㄹㅇ개빡친다.ㅋㅋㅋ나는 그냥 안세어보고 결제해주기는 한다. 그정도로 가져왔으면 본인도 금액을 잘 알 것이고, 그거 셀 시간에 다른 일 하는게 훨씬 낫다.. 시재금액이 안 맞아도 동전 몇개 채우면 될 일이다. 알바입장에서 진짜 동전으로만 계산하는건 극혐이다. 오만원충, 수표충도 마찬가지로 극혐이다.

6. 환전충
- 편의점이 은행이라고 착각하는 아재, 아지매들. 동전을 한 봉지 가져와서 지폐로 바꿔 달란다. 바꿔달라고 말 하기도 전에 카운터에 쏟아 붓고 바꿔달란다. '은행이 아니다'라고 하면 이미 쏟은 동전들은 어떻게 할거냐고 사장, 알바한테 뭐라한다. It is called none of my business. 진짜 암유발하는 사람들 많다. 가끔 보면 재밌기도 한데 너무 자주 보면 토 나온다.
 
7. 결정장애 혹은 쇼핑충
 - 엄청나게 토 나오는건 아닌데 과정, 결과 모두가 짜증난다. 편의점 입장하고 나서부터 몇십분 진열대를 순회한다. (배회일지도.. ) 하여튼 그렇게 몇십분 돌면서 진열된 물건들을 모두 흐트러진 상태로 재배치한다. 20분 이상 관찰 후 결국 계산하는 건 컵라면 한개 혹은 음료수 한개인 경우가 많다. 내가 다 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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