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
현재 중소 도시 청소년 센터 같은 곳에서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 대상은 대부분 중학교, 고등학교 내에서 부적응자, 왕따, 자퇴생들이다.
비행 청소년들도 있고 (아마 진짜 비행 청소년들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진짜' 비행 청소년들이라면 애초에 청소년 센터에 와서 검정고시, 수능을 준비하려는 의지도 없을 것이다.), 가정 환경이 어려워서, 성격 요인 같은 것 때문에 오는 어린 학생들도 많다. 그런 학생들을 약 3개월 동안 가르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지금 내가 가르치는 것은 검정고시 영어, 수학 과목이다. (솔직히 언제까지 이 봉사활동을 하게될지 모르겠다.)
첫번째로 느낀 점은 대부분 학생들이 경제적인 형편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청소년 센터에 와서 무상으로 학교 밖 교육을 받는 다는 것 자체가 여유로운 가정에서 할만한 선택은 아니다. 필자 역시 어릴 적에 동사무소, 시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거의 없다. 공부를 한다고 해도 학원에 가서 배웠다. 지금 가르치는 몇 명 학생 중 한 그룹은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시는데, 자동차 수리 자영업을 하시고, 어머니는 집에서 주부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 부모의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그렇게 놀라지도 않았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자퇴생이고, 자퇴 이유는 검정고시 이후에 기술을 배워서 아버지 자영업 사업을 물려 받기 위함이라고 했다. 수저는 물려 받는 것이 분명해졌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적절한 환경과 시야를 넓히기 위한 정보와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자식들도 부모가 보는 것 보다 좁거나, 부모가 보고 있는 만큼 밖에 못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갈망이나,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하는 의지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덜한 것은 확실하다. 이유는 그들이 제대로 무언가를 자기 의지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흥미를 돋구거나, 무언가 제대로 교육시키려면, 그만큼에 대한 동기부여나 돌파구가 필요한데, 그들의 인생은 항상 쳇바퀴처럼 '등교 - 취침 - 하교 - 놀기 - 취침' 무한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검정고시 졸업장으로 무슨 일을 하게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현재 고등학생 나이에 그들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그들 부모가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두번째로, 청소년 교육 센터(?)에 자식을 보내는 부모들은 자식의 교육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자식이 어느 정도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싶다면 자식한테 물어볼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학교 교사에게 물어보거나 하는 게 당연하다. 혹은 자식들이 본 정규 시험 점수를 확인하면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무상 교육을 시키는 부모는 '자식의 말'에만 80% 이상 의존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센터 관리자가 아이들이 어떻다 어떻다 라고 부모에게 말하면, 부모는 항상 자기 자식들이 이럴 일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 잘못을 항상 남탓으로 돌리거나,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인용구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세번째로, 교육 센터에 와서 무상 강의에 참석하는 학생들 역시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의지가 전혀 없다. 자기가 무언가 큰 일을 해보겠다. 내가 이런 사람이 되겠다. 라는 포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100% 모든 학생들이 아무 생각 없이 강의 시간에 앉아 있다가 집에 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은 검정고시 시험과 수능을 병행하여 수능 3~4 등급만 받아서 집 주변 경영대 혹은 간호대 정도만 희망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친구들은 10% 내외 정도로 매우 적은 숫자이다. 나머지 80% 정도는 앉아 있다 가거나,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할 지 전혀 갈피도 못 잡고, 하루 하루 시간만 버리며 오늘은 어떤 것을 먹고, 몇 시에 자고, 어떤 TV 프로그램을 볼지, 어떤 친구랑 카카오톡을 할지만 생각하다가 하루를 보내는 친구들이 많다. 이유는 그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들이 스스로 생각할 생각 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고등학생 나이 정도이면, 자신이 어떤 일에 관심도 생기고,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것이라고 생각할테지만,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다. 연예 뉴스는 빠삭하지만, 한국 경제나 시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교육 봉사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공단 봉사 관리자가 공부에 흥미가 없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미리 말해주긴 했고, 그들에게 천천히, 차근 차근히 동기부여를 해주면서 시작하면 될 것이라고 미리 일러주었다. 어느 정도 인지했지만, 인격적으로도 문제가 있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굉장히 버릇 없는 학생들도 있었고, 배우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 교육 봉사를 통해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잘 되는 것을 보면 스스로 뿌듯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배우려는 의지가 전혀 없고, 따르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을 보게 될 때면 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나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심지어 교육 센터에 오는 학생들이 의무감을 가지거나, 억지로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 처럼 출석체크를 하거나, 시험 점수를 매겨 창피를 주는 일도 전혀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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