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인재상, 풀브라이트 장학생

이원동 동문


Q. 소개부탁드립니다.

  A. 저는 한동대학교에서 UIL(US & International Law)과 국제지역학을 전공한 07학번 졸업생 이원동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대학원의 국제정치학 박사과정 중에 있습니다. 가끔 이 곳 기숙사의 밤 하늘을 바라보며 태평양 건너 지금도 피어 나고 있는 한동의 별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최근에는 "우리 서로 별이 되자"라는 한동의 노래를 유튜브에서 즐겨 듣고 있습니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종교와 정치"가 어떻게 연결되고, 종교적 자유(religious freedom)가 어떻게 인간적 번영(human flourishing)과 사회 변혁(transformation)을 촉진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과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이 자신들을 둘러 싼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engagement)에 대해 공부 해 보고 싶습니다.


Q.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어바인 대학원 정치학과에 재학중인데, 한 학기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A. 다행히 이 곳의 날씨가 좋아 몸과 정신에 큰 이상 없이 한 학기를 잘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여가 시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다른 학교도 비슷하겠지만 수업, 리딩, 과제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제가 하고자 하는 공부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납득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서의 책임감과 부채 의식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작년에는 남북 ? 북미 정상회담이 동시에 이루어졌던 해라 부쩍 한반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끔 저에게 남한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제가 대답을 잘 해 준 것 같지는 않네요. 비주류 "아시아계" 유학생으로서 타문화권 학생들과의 공감대를 찾아 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동양의 신비로움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 해 나가려 합니다.


Q. 학업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견디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A. 사실 힘든 시간을 견디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 제가 누리고 있는 학업의 기회와 혜택들로 인해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바람들을 접어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더 정신이 차려집니다. 한동대 재학 시절 새벽마다 신문배달을 하시던 부모님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학교 근처의 흥해읍과 반대편의 육거리를 오가며 하루에 과외를 4번씩 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막차를 타고 돌아와 다음날 있을 중간고사를 위해 새벽에 오석관에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어 시험에 늦어 버렸습니다. 벼락치기가 몸에 배어 있던 터라 당연히 시험을 망치게 되었고, 일순간에 날아간 버린 다음학기 장학금 생각에 3층 매점 구석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이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최소한 내가 부차적인 일을 하지 않고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Q. "2018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수상소감 및 수상 분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대학 • 일반부문"의 수상자로 선발되었는데요, 많이 부끄럽고 사실 "인재"라는 단어는 저랑 잘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저의 진솔한 이야기와 가치관, 그리고 주어진 제약 가운데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태도를 높이 평가해 주신 것 같 습니다. 구체적으로 한동대에서 UIL(US & International Law)과 국제지역학을 복수전공하며 글로벌 이슈들에 참여하기 위해 했던 다양한 활동들(예 : 대학생 모의유엔대회 영어부문 외교통상부장관상, 국제형사재판소(ICC) 관련 리서치(교육과학기술부 지원), 유엔합국협회 청년대표 등)과 졸업 후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던 국•내외 도시재생 및 지역 자산 공유 방안 등의 사례들을 소개 했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세계 시민사회가 맞닥뜨리는 다양한 도전들에 대해 기존의 일방적인 단일국가 중심의 해결책을 넘어 교회공동체를 비롯한 로컬 커뮤니티를 통해 공공성을 창출 해 나가고 이러한 청지기적 책임의식을 일상에서 확산 해 나가야 함을 제안했습니다. 이런 저의 비전이 인재상의 취지와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Q. 한동대학교 학교 생활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A. 사실 저는 전공을 3번이나 바꾸고 똑같은 교과목을 4번까지 드랍(drop)했던 팔랑귀형 학생이었습니다. 또 경영학 • 경제학 • 사회학 입문 뿐만 아니라 공대 전공과목들까지 기웃거리다가 학기 시작 후 초반 3주를 다 날려 먹은 적도 있는데요, 돌이켜보면 어쨌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자 했다기보다는 나와 맞지 않는 것들을 1년에 몇개씩 차근차근 정리해 나갔던 것 같습니다. 공부 외 다양한 선교 공동체를 비롯하여 농구 클럽, 통 • 번역 동아리, 동아시아법학회 등 조금씩 여기저기 활동을 했어요. 어찌 보면 한동이기에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서로 다른 색깔과 관점의 단체들을 열린 마음으로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지금은 사라진 기독교대학 발전위원회와 개혁주의세계관 리디머스 학회를 통해 만난 형들과의 교제는 지금도 저에게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Q. 한동대학교 재학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A. 07학번으로 한동대에 입학한 그 해 3월 첫 엠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부모님의 반대와 어려운 재정상황으로 인해 등록금 납부 마감을 며칠 앞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우연히 한동대에 재직 중이던 한 교수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고, 이 계기로 한동대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더 확고해졌어요. 학기 시작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한스트)에서 처음으로 팀 교수님을 배정 받았는데, 정말 믿기 어렵게도 저희 팀에 배정된 교수님이 몇주 전 저와 전화 통화를 했던 바로 그 교수님이었어요. 처음에는 교수님이 저를 당신의 팀 학생으로 넣으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백 분의 일 이하의 확률로 교수님의 팀 학생이 되었어요.


Q. 한동의 후배들에게 특별히 해주고싶은 말이 있다면?

  A. 한동의 정체성은 기독교대학이라는 점을 결코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대학은 교회나 신학교와는 다른 독특한 사명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시대와 공명하는 가운데 "어떠한 지식을 창출하고 어떠한 욕망을 재생산해 내는가?"와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공동체인 한동을 통해 접하게 되는 학문과 배움의 여정이 우리의 신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단 한번쯤은 "끝까지" 고민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한동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지금 내 옆의 강도 만난 자의 이웃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과학(Science)을 하고 어떠한 담론을 생성해 내야 할까요? 사실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의 도를 따르는" 제자 공동체로서 한동을 거쳐가는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Q. 비전 및 앞으로의 계획은?

  A.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앞으로도 기독교 학문 • 교육기관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 나가는 사역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 엉뚱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한국사회의 자살률을 낮추고 출생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 두 가지 사회적 지표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창조 세계의 회복과 가장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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