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단골 고등학생 ]

 편의점에 매일 같은 시간에 컵라면, 빵 등 간식거리를 사가는 한 남자 고등학생이 있다. 그는 매일 학생증 체크카드로 결제하곤 하는데 나름 동네에서 저명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가 매일 사가는 음식들을 보면 저렴한 컵라면 혹은 빵이 고작이었다. 저녁시간에 오는데 1,000원 ~ 2,000원 짜리 음식으로 편의점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새벽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공부를 하더라도 체력이 중요하고, 배가 고프면 집중이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시간 일분일초가 굉장히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편의점 혹은 길거리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먹을 것을 빠르게 고르고, 곱씹으며 먹기보다 삼키고 흡입한다. 그런데 그 학생은 조금 달랐다. 매일 인사하고 별 것도 아닌 것에 감사하다고 하는 모습이 나를 매우 기분 좋게 했다.
 나는 오늘 그에게 작은 선행을 베풀었다. 그는 오늘도 역시 850원  육개장 컵라면 하나를 계산했다. 나는 그에게 샌드위치, 음료수를 선물하며 공부하더라도 체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떻게보면 꼰대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만약 내가 그 학생이었다면 편의점 아저씨에게 살짝 감동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남고등학생이 이번 기말고사를 더불어 입시에 꼭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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