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를 베끼다



숙제를 베끼다.

매주 숙제가 있다. 숙제를 하는데 우선적으로 아는 한 최대한 하는 편이다. 그리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정보를 찾아도 잘 안되면 지인들의 도움을 구한다. 지인들이 도움을 구하는 단계까지 가면 대부분 해결된다.

 숙제를 베끼게 된 계기는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숙제에 대해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그리고 지인들의 도움 요청했지만, 지인들은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숙제는 제출기한 내에 반드시 제출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제출기한은 다가오며 스스로 촉박해지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어느 대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본인의 숙제를 도와주면 보상을 주겠다고 도움의 글을 올렸고, 도와줄 사람을 찾았다. 그는 잘 도와줬다. 그리고 제출기한 내에 제출했다. 내가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린 것을 수업 교수가 알게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수업에서 성적은 꿈도 못 꾸게 되었다. 이후 모든 숙제를 스스로 해내야만 D를 받을 수 있었고, 숙제를 베낀 사실이 들통난 이후로 지각을 한번이라도 하면 F를 받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무기력해졌다. 내 자신이 미웠다. 나는 숙제를 하고 싶었고, 개인 능력 밖이라고 느껴졌다. 너무 싫었다.


숙제를 못내다. 숙제를 못내본 적이 없다. 여태껏 수업을 잘 들으면 숙제를 잘할 수 있었고, 수업에서 다룬 내용이 아니어도 인터넷을 찾아가며 할 수 있었다. 지금 현재 수업에서 어셈블리 언어(Assembly language)를 배우고 있는데 수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숙제 내용은 수업에서 보다 더 심화된 내용을 다룬다. 숙제를 하려고 크게 노력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셈블리 언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반면 다른 수강생들이 금방 해내는 모습을 볼 때면 나 자신이 정말 초라하게 느껴진다.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은 있는 것인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내가 정말 학교를 다닐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남들은 다들 승승장구하고 탄탄대로를 걷는 반면에 나는 가정형편도, 나의 개인 능력도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열심히 노력해서 얻는 성과가 그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순간 머리가 띵해지고 좌절하게 된다. 나는 정말 평생 그들의 밑에서 살아야 되는 것인지. 내 자신이 안타깝다. 숙제 조차 스스로 잘 하지 못하는 학생이 학생인 것인지. 백수인 것인지. 분간이 어렵다. 나는 왜 사는가.

열심히 살아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삶 속에서 열심히 살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나 자신부터 바뀌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열심히 열심히 항상 말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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