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 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개인 사업장이었다. 주변에는 공원, 작은 박물관이 하나 있는데 변두리에 있어서 유동인구가 적은 편도, 많은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식당을 찾아 오려면 찾아오는 수 말고 없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꿀알바 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지원했고, 당일 바로 합격했다. (아무 것도 보지 않고 바로 일하라고 하더라. 이유가 있었다.)
사실 말만 패밀리 레스토랑이지, 동네 할 짓 없는 아줌마들 집합소였다. 이른 오후 시간에 아줌마들이 집중적으로 오는데, 그냥 시끄럽고 정리도 하나도 안되고 음식 보다 접시, 포크를 더 많이 주문하는 상황이 다반사이다. 아무리 진상이라도 사장 입장에서는 단골이고, 곧 돈이기 때문에 처세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테이블이 30개 정도 되는데, 스테이크, 맥주를 주로 주문한다. 사실 스테이크는 돈이 안되고 맥주 500cc가 5,000원이고, 직접 내리는 아메리카노 한잔이 4,000원 이기 때문에 순이익의 절반 이상은 거의 음료에서 나온다.
평일 일 매출은 200만원 정도였고, 주말은 400, 500만원 정도 였다. 상시 근무자는 사장 포함 평일 7명, 주말 8명이었다. 임차료, 임금, 관리비, 원재료 모두 제해도 사장 월수익은 천만원 가까이 된다. 하루 12시간 씩 일하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월 순이익이 천만원이라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권리금이 몇억 대로 도달할 가능성도 높다..., 월 천이면 웬만한 치과, 내과 의사 보다 잘 버는 것인데 말이다..)
매출이 많은 만큼 알바는 최저임금 받고 일하는데 죽을 맛이다. 심지어 비오는 날에는 사람이 없겠지 예상했지만, 사람이 평소 보다 더 많은 적도 있다. 사장은 배추, 깻잎 이런 채소를 직접 식당에서 키우기 때문에 원재료 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만, 그 식물관리도 결국 알바 몫이라서 죽을 맛이다. 나는 서빙 홀 알바를 3주 동안 했는데, 같이 일하는 사람이 4번 바뀌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남자들은 최소 이주일 이상은 하는데, 어떤 여자는 하루 하다가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고, 길어야 이주 였다. 대부분 일주일. 그만큼 힘들다. 진상 아줌마들 상대하는 것도 힘들고, 사장이 똑바로 하라고, 항상 웃고 다니라고 압박 주는 것도 장난 아니긴 했다. 사장 입장에서는 최소 비용 최대 효용을 누리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만, 알바가 힘들어서 그만둠으로써 매번 교육시키는 것도 곧 비용이다. 최저비용 받고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됐기에 빨리 그만두긴 했다. 역시나 이 사장도 모든 수당을 제외하고 주기래 주휴수당을 요구했고, 바로 수긍하고 주더라. 주휴수당 받기 미안하다고 연락하기 불편함 느끼는 알바생들에게.. 주휴수당은 근로자가 당연히 받아야하는 수당이니까, 주휴수당 요구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은 결국엔 본인 자신이다.
정말 두서 없이 막 쓴 글이긴 한데, 결론은 서빙은 이제 절대 안 한다. (그래도 자수성가 사장을 실제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 사장에게 얼마나 오래 할거냐고 하니까 딱 2년 정도만 더 하고 권리금으로 편히 쉴거라고 하더라.) 길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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